염색샴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모다모다를 시작으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하지만 모다모다에 이어 토니모리까지 생산중단 위기에 놓이면서 위해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염색샴푸 시장의 규모는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별도 염색 없이 머리를 감기만 해도 머리카락이 갈변되는 제품이 염색샴푸다. 시장 조사기업 칸타월드패널은 국내 모발제품 시장에서 염색샴푸 비중이 지난해 8%에서 올해 1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염색샴푸가 틈새를 넘어 시장 내 주요 제품군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포문은 모다모다가 열었다. 모다모다는 지난해 6월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를 출시했다. 이후 LG생활건강 ‘리엔’, 아모레퍼시픽 ‘려’ 등의 대기업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제약사를 비롯해 올리브영 샴푸 1위 브랜드로 알려진 닥터포헤어까지 시장에 진출했다(사진). 닥터포헤어 관계자는 “5년 전부터 고객 데이터를 통해 새치 커버 제품의 필요성을 인지했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4060세대를 중심으로 반응은 뜨겁다. 모다모다는 출시 이후 진행한 총 23회의 홈쇼핑 출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에서 지난 5월에 내놓은 ‘리엔 물들임’ 역시 홈쇼핑 방송에서 3.8초에 1병씩 팔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출시 45일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찍었다. 아모레퍼시픽의 ‘려 더블이펙터 블랙 샴푸’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일부 채널에서 일시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그러나 위해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토니모리의 염색샴푸가 퇴출 위기에 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염모제 위해평가를 하고, o-아미노페놀 등 5종의 사용을 금지하면서다. 해당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튠나인 내추럴 체인지 블랙샴푸’는 내년 6월부터 판매 금지된다. 토니모리는 성분을 대체한 제품을 개발해 내놓을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정기 위해평가 대상인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아예 염색샴푸 시장 진출을 포기하는 기업도 나온다. 탈모샴푸로 유명한 TS트릴리온은 “유해성분 우려로 염색샴푸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논란을 일으키는 성분은 변색을 가능하게 하는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이다. 모다모다 염색샴푸의 핵심성분이다. 모다모다는 식약처와 유전독성 위해성 여부를 놓고 다투는 중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