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사진)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이 14일 “본점 부산 이전은 국정과제다. 국가 최고 지도자가 정한 것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오는 16일 총파업에서 산은 본점 부산 이전 반대를 주요 현안으로 내세우고 최근 직원 줄퇴사가 이어지는 등 내부 반발이 극심한 가운데 ‘지역개발공사 설립’ 등 대안을 추진하는 대신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이다. 올해 초 유럽연합(EU) 경쟁당국 반대로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빠르게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부산 이전에 대한 직원 반대 목소리가 큰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국정과제로 선정됐는데 직원들과 간다, 안 간다 얘기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다). 본점 부산 이전을 위해 산은법이 개정될 때까지 많은 직원과 깊이 토론하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말씀하셨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국무총리·부총리가 확약한 사안이다. (번복할 수 없다는 점을 직원들이)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부산 이전에 따른 인재 유출 현상에 대해서는 “가장 신경 써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부산 이전 직원의 주거·교육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개발공사 설립 가능성에 대해서는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대신) 산은을 지주사 구조로 만들고 그 아래에 지역개발공사를 두자는 아이디어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의지도 드러냈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이 크려면 계속 투자해야 하는데 산은은 그러기 어렵다. 새 경영 주체가 나오는 것이 대우조선해양을 구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분리 매각 의향을 묻자 “빠른 매각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국회에서 분리 매각 가능성을) 얘기한 것”이라면서 “방산 부문을 뗀 나머지를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