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당국이 택배상자를 회수해 다시 쓰는 ‘다회용 택배상자(사진) 보급 사업’을 본격화한다. 종이 재질의 일회용 택배상자를 다회용으로 교체할 경우 1회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75% 가까이 낮아지고 배송 원가는 170원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유통업체 5개사, 물류업체 3개사와 공동으로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된 시범사업은 각 유통업체가 배송망을 통해 택배상자를 회수하고, 물류업체에서 상자를 세척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회용 택배상자를 1년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1회당 온실가스(이산화탄소 기준) 배출량은 평균 213.0g으로 조사됐다. 일회용(835.1g)보다 74.5%(622.1g) 낮은 수치다. 다회용 상자의 폐기물 발생량은 1회당 4.3g으로 일회용(610g)에 비해 99.3% 줄었다. 다만 유통업체의 평균 배송비는 4512원으로 나와 일회용 상자를 썼을 때(4343원)보다 169원(3.9%) 올랐다.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자 설문조사에선 응답자 356명 중 294명(82.6%)이 일회용에 비해 보존·보온·보냉 등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답했다. 317명(89%)은 폐기물 감량과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다회용 상자 사용으로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점에는 124명(34.8%)만 동의했다. 다회용 상자 보증금에 대해서도 120명(33.7%)만 찬성했다.
환경부는 내년 상반기 중 다회용 택배상자 표준안을 마련하고 2024년부터 본격적인 보급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