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의 전신인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가 1932년 채택한 ‘사회 신조’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NCCK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사회 신조 채택 90주년의 역사적 의미와 과제’ 심포지엄(사진)을 열었다.
‘사회 신조’는 일제강점기 당시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당면 과제들을 정리한 문서다. 인류의 권리와 기회의 평등, 정조에 대한 남녀 공동의 책임, 최저임금법·소작법·사회보험법 제정 등 12가지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 ‘사회 신조’ 채택 자체는 의미가 있었지만 그것이 당시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규무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장은 “NCCK가 ‘사회 신조’에 나오는 조항들과 유사한 활동도 적지 않게 진행했으나 그것이 곧 ‘사회 신조’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 한계에 대한 분석과 자성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손승호 박사는 “‘사회 신조’가 실제 운동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공의회 강제 해산 등 당시 사회적 상황으로 인한 것이었다”며 “‘사회 신조’의 활용 가능한 지점들을 오늘의 운동에 접목해 한국교회의 가치 있는 선언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학중 NCCK 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장은 “엄혹한 시절 용기 있게 채택됐으나 아직도 성취되지 못한 ‘사회 신조’의 과제를 마주하며 자긍심과 부끄러움이 역설적으로 교차한다. 이번 심포지엄이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세상 속에서 펼쳐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