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말 없는 신고 캠페인 똑똑’을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은 신고 후 말이 없는 경우 경찰관들이 피해 상황임을 추정해 개별적으로 대응했는데, 앞으로는 말 없는 신고 개념을 공식화해 적극 대응키로 한 것이다.
말 없는 신고는 신고자가 112에 전화를 건 뒤 아무 숫자 버튼이나 짧게 두 차례 연달아 누르면 접수된다. 경찰은 ‘똑똑’ 소리가 들리면 신고자에게 ‘보이는 112’ 링크를 보낸다. 신고자가 개인정보·위치정보 활용 동의를 누르면,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주변 상황을 경찰에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또 별다른 메시지 기록이 남지 않는 ‘비밀 채팅’ 기능도 제공한다. 신고자가 휴대전화를 뺏겨도 신고 사실이 노출되지 않는다.
가정·데이트 폭력이나 아동학대 등 피해자가 가해자와 같이 있어 말로 하는 신고가 어려운 경우에 유용할 것으로 경찰은 기대한다. 또 폭행 사건이나 음주운전 등 각종 범죄 현장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정폭력 신고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데, 피해자·가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어 신고 자체가 어려울 가능성도 크다”며 “말 없는 신고를 통해 피해 발생 시 주저하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