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주(61·사진) 전 부산장신대 교수는 2013년 부산에서 열렸던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 때 중앙위원에 선출됐다. WCC의 핵심 의결 기구인 실행위원회에서도 활약했던 배 교수가 최근 9년 임기를 마쳤다.
그는 1년에 두 차례 소집되는 실행위원회와 2년에 한 번 열리는 중앙위원회에 참석한 뒤 보고서를 만들어 한국 교회와 공유했다. 세계교회의 관심사를 한국에 알리기 위한 목적이 첫 번째였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려는 ‘에큐메니컬 다음세대’를 훈련하는 것이 두 번째 목적이었다. 실제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추천을 받아 WCC 11차 총회 총대로 참여했던 조은아 전도사가 그의 제자다.
WCC 11차 총회가 진행되는 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에서 최근 만난 배 교수는 앞으로도 에큐메니컬 다음세대 양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 힘을 쏟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WCC 중앙위원과 실행위원으로 봉사한 경험을 되살려 한국교회가 에큐메니컬 운동이라는, 단단하지만 영양가 높은 음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힘써 돕고 싶다”면서 “목회자 평생교육과 평신도 지도자 교육, 무엇보다 신학생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에큐메니컬 교육을 통해 차세대 활동가를 키우고 에큐메니컬 대중화를 위해 헌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 교수는 한국교회가 세계에 이바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기독교 인구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옮겨지는 21세기에 한국교회가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기독교가 제국의 종교로 자리매김했던 역사를 경험하지 않은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되살리는 데 모범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도 세계의 일원이라는 의식을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 교수는 “거룩하고 보편적이면서 사도적인 교회’의 일원인 한국교회도 ‘교회 일치’를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복음의 능력은 용서와 치유, 화해의 역사 속에서 비로소 나타난다”고 했다.
카를스루에(독일)=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