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뽑다가 내홍 더 커질라… 힘받는 주호영 추대설

입력 2022-09-13 04:03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졌던 지도부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우며 당대표 공백을 메운 국민의힘은 이르면 19일 다른 한 축인 새 원내대표 선출로 재정비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자천타천으로 10명 안팎의 주자들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내대표 경쟁이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 원내대표를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로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유력 주자들은 일단 분위기를 살피는 눈치다.

한 중진 의원은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든 원내대표 경선이든 당내 선거를 치르게 되면 그에 따른 앙금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당 내홍 수습이 시급한 상황에서 원내대표를 경선으로 뽑는 것보다는 합의 추대로 가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원내대표를 뽑는 과정에서 또다시 계파 간 경쟁이 벌어지며 당 내홍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로 뽑게 될 경우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한 재선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당내 갈등을 최대한 빨리 수습하는 것”이라며 “계파색이 옅어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주 전 위원장이 가장 적합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주 전 위원장이 앞서 ‘1차 비대위’의 위원장으로 임명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여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21대 국회 전반기 때 원내대표를 지내며 민주당을 상대해 봤던 주 전 위원장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발하며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의견은 주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호영 추대설’에 ‘윤심’(尹心)이 실려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차기 원내대표를 노리던 다른 주자들이 주 전 위원장 합의 추대에 선뜻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후보군으로는 4선 김학용·홍문표 의원, 3선 김태호·박대출·윤재옥·조해진 의원, 재선 이용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원내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한 중진 의원은 “일단 당내 분위기가 어떻게 수렴되는지 지켜보는 중”이라면서 “당내 가장 합리적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인 경선을 뛰어넘게 되면 그에 따른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원내 지도부의 임기와 성격을 두고도 당내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합의 추대로 원내대표를 선출할 경우 권성동 원내대표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보궐 형식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 임기 1년짜리 새 원내대표를 경선을 통해 뽑아야 한다는 주장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3선 의원은 “이런 혼선이 정리되면 차기 주자들이 출사표를 던질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강보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