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에 멕시코 사업장 등을 찾으며 글로벌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에선 연휴 이후에 부회장이 ‘뉴 삼성’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참여를 선언할 계획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30년을 맞아 뉴 삼성 관련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에 멕시코의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공장,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 하만 생산 현장 등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연휴에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만나거나, 해외 근무 임직원들을 찾아 애로사항 등을 경청하고 격려해왔다.
이 부회장의 케레타로 공장 방문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케레타로 공장에서 미주 지역에 공급하는 냉장고, 세탁기 등의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한다. 복권 이후 직원들과 스킨십을 늘려온 이 부회장은 구내식당에서 떡만둣국, 비빔밥으로 식사를 하며 격의 없이 소통했다. 현지의 ‘워킹맘’으로부터 육아·업무 병행의 어려움을 들었고, 직원 요청에 기념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도스보카스 건설 현장에서는 직접 직원들이 생활하는 ‘삼성 캠프’를 살펴봤다.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예정에 없던 숙소 방문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명절을 가족과 보내지 못하고,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한 도전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협력회사 대영전자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대영전자는 1996년부터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출장길에 이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년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지를 요청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