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지표 급상승… “트윈데믹 가능성 고조”

입력 2022-09-13 04:04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전국 3만6938명이 코로나19에 신규 확진됐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트윈데믹(twindemic)’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반면 ‘바이러스 간섭’ 현상 덕에 예상보다 충격이 작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2일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 사이 계절독감 의심증상 환자 지표인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ILI)이 4.7에 달했다. 지난해 1.0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었다.

정부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도 지난 6일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의 동시 유행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계절독감 예방접종을 포함한 대응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트윈데믹의 정도가 걱정보다 심하지 않을 거란 주장도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예일대 의대 엘런 폭스먼 교수 등을 인용해 ‘바이러스 간섭’ 이론을 소개하며 “하나의 호흡기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다른 바이러스의 침입이 저지된다. 한 바이러스의 유행이 다른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동시에 두 바이러스가 한 몸에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긴 하다. 가능성 있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렇다 해도 독감을 앓아본 적 없는 신생아나 영유아 사이에선 분명 독감이 유행할 것”이라며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 3가지를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키트를 지난 5월 승인하는 등 대비에 들어갔다”며 “우리도 코로나19에만 맞춰진 방역대책의 초점을 독감으로도 어느 정도 옮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