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권력으로 먼지 털고 억지기소… 국민 외면받을 것”

입력 2022-09-09 04:0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이 자신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한 것과 관련해 “권력으로 상대의 먼지를 털고, 발목잡기로 반사이익을 노리는 정치는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8일 검찰의 기소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의 억지기소에는 늘 그래왔듯 사필귀정을, 국민과 사법부를 믿으며,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민생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다시 요청했다. 그는 “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해 언제든 초당적 협력을 하겠다”면서 “절차도, 형식도 관계없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사정권의 정치탄압”이라며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이 기소 사실을 발표하는 동안 인천 계양구에서 전통시장을 돌았다.

예상됐던 일이었지만 검찰의 기소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발칵 뒤집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야당 대표를 제물로 삼아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무능과 실정을 감춰보려는 저열하고 부당한 최악의 정치적 기소이자, 민생경제 무능으로 추락한 민심을 사정·공안 정국으로 만회하려는 반협치의 폭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는 흔쾌히 응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서는 정작 추석 명절에 보내온 선물은 정치검찰의 칼끝이었다”면서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파는 ‘양두구육’ 장사꾼은 그 누구도 아닌 윤 대통령 본인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박범계(왼쪽 네 번째)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비판하면서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면죄부성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사정권의 정치탄압”이라며 “추석 밥상에 민주당을 올려 윤석열정부의 무능과 집안싸움을 감추겠다는 정략적 의도가 너무나 노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법치주의’ ‘정의’라는 말은 오늘로써 사망을 고했다”며 “민주당은 정치 탄압의 칼날을 무차별적으로 휘두르는 윤석열정부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사한 발언도 나왔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국민을 무시하고 신공안 시대로 돌아가려 하면 국민의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거대 야당이자 원내 제1당인 민주당 대표를 법정에 세우면서 여야 충돌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장 민주당 지도부는 강행처리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했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에 대한 기소로 김건희 특검법은 더 가까워졌다”며 “처리 시기가 더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건희 특검법 추진에 대한 당내 반대 의견도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