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진석 비대위’ 막판 가속도… 이준석, 네번째 가처분 신청 ‘맞불’

입력 2022-09-09 04:08

국민의힘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을 위한 막판 가속도를 냈다.

국민의힘은 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된 지 13일 만이다.

정 위원장은 추석 연휴 직후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 임명안이 의결되면 ‘정진석 비대위’가 공식 출범한다.

이준석 전 대표 측은 새 비대위 출범 저지를 위한 4번째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며 맞불을 놨다. 법원이 이를 인용할 경우 정진석 비대위 체제가 시작과 함께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전국위는 이날 ARS 투표를 거쳐 정 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에 임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투표에는 전국위원 731명 중 519명이 참여해 468명이 찬성했고, 51명이 반대했다. 함께 상정된 비대위 설치 안건도 의결됐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구성과 관련해 “지역 안배도 하고, 통합형 인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1명이 안 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주호영 비대위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다시 임명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친윤이니 윤핵관이니 하는 것은 참 고약한 프레임”이라며 “윤핵관이라는 네이밍에는 조롱과 분열의 의미가 덧씌워져 있다”고 주장했다. 정 부의장은 이어 “우리 당 모든 의원이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뛰었는데, 그분들은 다 윤핵관 아니냐”며 “윤핵관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 전 대표는 ‘반(反)핵관’이냐”고 반문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직접적인 소통은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친윤(친윤석열)계 맏형으로 불린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형 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영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최 의원은 “비대위 출범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비대위에 들어가느냐”며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 전 대표 측 소송대리인단은 이날 법원에 전국위 의결 효력정지 및 정 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대리인단은 입장문에서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의해 주호영 비대위는 설치 자체가 무효”라며 “무효에 터 잡은 새로운 비대위 설치와 새 비대위원장 임명 역시 무효”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이 전 대표 측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