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가 e심(eSIM)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국내서도 ‘1폰 2번호’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동통신 3사는 각각 자사 요금제와의 연계나 데이터 사용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이동통신사 유지’를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SK텔레콤는 8일 ‘마이투넘버’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월 8800원에 음성 모회선 공유, 문자 기본제공, 데이터 250 , 모회선 공유(소진 시 최대 400kbps) 등을 제공한다. 삼성 갤럭시 Z 폴드4로 ‘5GX 프라임 요금제’를 이용 중인 가입자는 e심 번호로도 기존 5GX 프라임 요금제의 집 전화와 이동전화 무제한 및 공유 데이터 30GB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달 28일 가장 먼저 전용 요금제를 공개했다. 이어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듀얼넘버 플러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국내서도 e심이 도입되자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2번째 번호는 알뜰폰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e심을 이용하면 휴대전화 하나로 번호 2개를 사용할 수 있고, 유심 발급 비용(7700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요금제까지 저렴한 알뜰폰을 사용하면 통신요금 인하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KT가 출시한 LTE 듀얼심 요금제는 월 8800원에 통화나 문제 무제한, 데이터 1GB를 제공한다. 반면 KT망을 사용하는 한 알뜰폰 사업자를 선택하면 월 7400원에 2GB 데이터를 받는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알뜰폰에 가입자를 빼앗길 위험성이 커지자 이동통신 3사는 e심 서비스 전용 요금제를 출시해 맞불을 놨다.
기존 사용 요금제와 연계한 서비스에 집중했다. 두 번째 번호까지 기존의 이동통신사를 선택하면 혜택을 줘 가입자를 유지한다는 목표다. 기존 요금제의 데이터를 공유(SK텔레콤·LG유플러스)할 수 있게 하거나, 별도로 데이터를 제공(KT)하는 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e심 가입자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결합 혜택을 늘리거나 여러 부가서비스를 주는 방식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