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9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내림세가 9년여 만에 가장 가팔랐다. ‘영끌’로 사들인 집이 밀집한 서울 외곽이 집값 하락에 앞장섰다. 전셋값도 하락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째를 맞아 격변이 예상됐던 주택 시장은 막상 거래절벽과 월세화가 계속 심화하는 모양새다.
8일 한국부동산원 9월 1주차(5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5% 하락했다. 2013년 8월 5일 0.15% 떨어진 이후 9년 1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경기도(-0.22%)와 인천(-0.29%) 집값도 크게 뒷걸음질 치면서 수도권은 한 주간 0.21%나 내렸다.
서울 집값 하락을 주도한 건 노원구와 도봉구 등 외곽지역이었다. 이번 주에는 두 자치구 모두 0.30%씩 떨어졌다. 노원구는 2012년 12월 3일(-0.39%)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도봉구도 2013년 2월 11일(-0.62%) 조사 이후 9년 7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두 자치구는 강남 3구 등을 포함한 동남권 평균(-0.10%)보다 3배 이상 떨어졌다.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집값이 함께 내려갔다. 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전체 176개 지역 가운데 하락 지역은 154곳에 달했다. 상승 지역은 16곳에 불과했으며, 6곳이 보합이었다. 그러면서 전국 17개 광역시·도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은 0.17% 떨어지며 지난주(-0.15%)보다 내림세가 가팔라졌다. 가을 이사 철을 앞뒀지만, 전셋값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5% 하락해 지난주(-0.22%)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1%, 전국은 0.16% 각각 하락해 지난주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