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임대아파트에서 사망 며칠이 지난 60대 남성의 시신이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기초생활수급자였던 남성이 ‘고독사’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서울 송파소방서는 7일 오전 6시56분쯤 화재경보기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가 집에 홀로 숨져 있는 A씨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출동한 소방대원이 화재경보가 울렸다는 집의 출입문을 두드려도 안에서 인기척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경비실을 통해 인터폰 연결을 시도했지만 역시 답이 없었다. 결국 화재 여부 파악을 위해 소방대원이 사다리차를 동원해 A씨가 사는 3층으로 올라갔고, 집 안방에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화재경보기는 오작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서 관계자는 “발견 당시부터 부패가 이미 진행된 상태로 사망한 지 오래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송파경찰서는 사건 현장에 범죄 연루 정황이나 극단적 선택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병이 있었지만 치료 받지 못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주민센터에 따르면 A씨 진료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A씨는 해당 아파트에 홀로 거주하고 있었다. 지난 1월 새로 입주해 교류하는 이웃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돼 있었으며,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이나 뚜렷한 직업도 없는 상태였다.
구청 관계자는 “취약 계층 모니터링 대상자라 지난 7월에도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요청할 예정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