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극한 대립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를 겨냥한 수사·고발전으로 격화되고 있다.
김씨는 7일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같은 날 민주당은 김 여사의 장신구를 재산신고에 누락시킨 혐의로 윤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하며 ‘맞불’을 놨다. 김씨는 경기 수원지검에서 2시간4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31일 경찰이 김씨를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지 1주일 만이며, 공소시효를 이틀 앞둔 시점이다. 김씨는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 경기도 별정직 5급 배모씨가 법인카드로 김씨의 음식값 등 2000만원을 사적으로 쓴 사실을 알고도 용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측은 조사를 마친 후 이 대표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용 의혹이 제기된) 법인카드를 쓴 일도 없고 보지도 못했으며 법인카드로 (음식을) 산 것을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김씨의 검찰 소환 관련 질문에 “정치가 국민의 삶을 챙기기보다는 정쟁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수사를 에둘러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후보 등록 당시 김 여사의 고가 명품 보석류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이 문제로 삼은 장신구는 김 여사가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등에서 착용했던 귀금속 3점(펜던트·팔찌·브로치)으로 모두 합해 1억400만원 상당이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렸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금액이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해 왔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