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청년사역을 하는 데 있어서 개선할 점이 무엇일까요.”
청년사역 단체 담당자와 교회에서 청년들을 이끄는 목회자들이 MZ세대 기독청년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MZ세대의 답은 따끔하고 날카로웠다. “교회가 청년을 인격적으로 대하는지 모르겠어요.” “교회에 안 다니는 청년에게는 교회 공동체가 진부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이 있어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학원복음화협의회, 선교한국이 5~7일 강원도 평창 켄싱턴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2022 청년·미래·선교(청미선) 서밋’ 현장에서 나온 얘기다.
이번 서밋은 교회 청년부 책임목사 20여명과 청년단체 담당자 20여명,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추천한 청년대표 등이 9개 조에 골고루 배치돼 동일한 질문을 두고 각자의 의견을 교환했다. 첫째 날은 청년사역의 문제점과 장애 요인은 무엇인지를 진단했다. 익명을 요청한 A씨는 “청년에겐 소속감이 중요한데 교회 공동체는 재미없다”며 “무엇보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청년에게 교회 문턱은 높고 코로나19 이후 시선도 안 좋아졌다”고 했다.
MZ세대가 기성세대인 교회 목회자와 선교단체 대표들에게 요청한 건 ‘공감’과 ‘경청’이다. 취업준비생인 박선민(24)씨는 “우리를 MZ세대로 구분하지 말고 교회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믿고 맡겨주셨으면 한다”며 “무엇보다 청년들의 고민과 아픔에 대해 교회가 함께 고민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별 모임에서도 비슷한 의견들이 나왔다. 청년인 B씨는 “교회가 청년에게 비전이 없다고 느끼는 듯하다”고 했고 C씨는 “개인의 신앙은 다른데 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청년에게 권면한다”고 지적했다. 청년 장로를 세우는 등 교회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청년사역의 개선 방향도 모색됐다. 이번 서밋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비롯해 1년에 한 번씩 오프라인으로 만나거나 SNS 등을 활용해 교류하는 방법도 제안됐다. 선교단체와 교회 청년부의 강단 교류도 요청했다. 이 밖에 청년을 위해 활용 가능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기독교 사업체에서 청년들이 아르바이트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거나 청년들이 즐기는 문화를 교회 안에서도 즐길 수 있는 방법 등이다.
무엇보다 청년사역을 위해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연합해야 할 때라는 데 공감했다. 조이선교회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홍원의(25)씨는 “서밋을 지역별 모임으로 활성화해 지역교회, 선교단체로 나눈 이야기들을 구체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주안교회에서 40대 청년부를 이끄는 이홍섭 목사는 “교회와 선교단체가 서로 이해하며 연합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평창=글·사진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