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하나 없는 초격차 심장… 방진복으로 작업자 식별

입력 2022-09-08 04:05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7일 경기도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라인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평택캠퍼스 생산라인을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반도체 비전 2030’의 전초기지인 경기도 평택캠퍼스 생산라인을 국내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7일 찾은 평택캠퍼스는 활기로 가득했다. 안전복, 안전모를 착용한 작업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 7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P3 라인 공사와 함께 P4 라인 부지 정리작업을 하고 있었다. 건물 사이에는 다리가 놓여 있었다. 이곳을 통해 웨이퍼나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각종 소재가 움직였다.

평택캠퍼스는 안전한 운영을 위해 사무실과 생산라인을 분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평택캠퍼스를 방문했을 때 사인한 3나노 웨이퍼는 사옥 안에 진열돼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P1 라인은 적막이 흐를 정도로 고요했다. 사람은 없이 완전 자동화로 반도체를 만드는 데다, 먼지 하나 없는 클린룸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다. P1 라인은 ‘클래스 1000’ 등급의 클린룸이다. 축구장 크기 생산라인에 개미 한 마리 수준의 먼지만 있다. 먼지가 많으면 불량율이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클린룸에 들어갈 때 방진복 착용은 물론 화장까지 엄격하게 금지한다. 화장을 하고 눈만 한 번 깜빡여도 2만5000개의 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생산라인 바닥에는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다. 위에서 아래 공기를 순환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먼지를 빨아들인다.

P1 라인 천장에는 웨이퍼이송장치(OHT)가 있다. OHT를 통해 웨이퍼가 자동 공급된다. 단계별로 공정을 마치면 자동으로 옮겨진다. OHT는 분당 300m를 이동한다. 사람이 걷는 것보다 빠른 속도다. 한 대당 가격은 풀옵션을 장착한 국산 대형차 수준이다. P1 라인에만 1500대의 OHT를 운영하고 있다. 클린룸 안에 있는 작업자들은 각각 다른 색의 방진복을 입는다. 흰색은 삼성전자 임직원, 연한 하늘색은 엔지니어, 진한 파랑색은 협력사 직원, 주황색은 환경 안전요원 식이다. 웨이퍼 투입부터 후공정을 거쳐 반도체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90일이 걸린다.

삼성전자는 4라인도 건설할 예정이다. 반도체 시장 수요에 따라 최대 6라인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2015년부터 조성한 평택캠퍼스는 총 부지만 289만㎡ 규모다.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택캠퍼스를 거점으로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한때 연구·개발(R&D) 투자를 적게 해서 다른 업체와 격차가 줄어든 면이 있다.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 R&D에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격차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의 TSMC와 격차가 벌어진다는 지적을 받자 “내년 말쯤이면 지금과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3나노 2세대 제품에 대한 고객사 기대가 높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목표대로 하면 TSMC보다 늦지 않다. 5나노와 4나노도 예전보다 성능이나 비용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테일러에 새로 짓는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고객사 관심이 크다”면서 고객 확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또한 경 사장은 자체 설계한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 “시스템 LSI(전자제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반도체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IC)에서 시스템온칩(SoC) 개발하는 역량이 경쟁사의 3분의 1수준이다. 현재 역량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