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호종료아동 보듬는 지자체·기업… 더욱 확산되기를

입력 2022-09-08 04:05

“만 18세에 보육원을 떠나는 날, 정말 고아가 됐음을 절감한다”는 보호종료아동의 홀로서기를 돕기 위해 서울시가 7일 지원책을 마련했다. 내년부터 자립정착금을 1500만원, 자립수당을 월 40만원으로 인상하는 경제적 후원과 함께 정서적 지원에 많은 공을 들였다. 부모를 대신해 현실적 문제들을 챙겨주는 자립지원 전담기관을 신설하고, 고민을 들어주는 멘토링 시스템과 심리검사, 긴급전화 체계도 갖추기로 했다. 세상에 내던져지던 이들을 세상에서 품어주려는 고민이 정책에 담겼다.

삼성전자는 6일 충청북도와 희망디딤돌 충북센터 건립 협약을 체결했다. 충청북도가 부지를, 삼성전자가 임직원 기부금 50억원을 제공해 세워질 희망디딤돌센터는 보육원과 세상 사이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하게 된다. 보호종료아동이 독립생활을 몸에 익힐 1인 1실 주거공간과 함께 그 과정을 옆에서 챙겨주는 손길이 마련돼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충북아동복지협회가 센터 운영을 담당해 때로는 부모처럼, 혹은 친구처럼 자립 여정을 동행키로 했다.

얼마 전 우리는 보육원을 떠난 지 몇 달 만에 삶을 포기한 두 청년을 보았다. 그들의 힘겨운 현실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사회를 공동체로 가꿔가려는 모든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희망디딤돌 사업을 해왔다. 전국 9곳에서 이런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곳을 거쳐 세상에 안착했지만, 그런 도움 없이 내던져진 이들이 훨씬 많았다. 보호종료아동은 해마다 2500명에 달한다. 가정의 품이 가장 필요한 성장기를 홀로 버텨낸 이들이다. 국가가 모든 국민의 삶을 책임질 순 없어도 이들의 자립 과정만은 책임져야 한다. 대통령과 총리가 거듭 지시했듯이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서울시와 삼성의 선례가 더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