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선의원 시절 활동을 모티브로 한 연극 ‘초선의원’(포스터)이 노무현시민센터의 개관 기념작으로 돌아온다.
오는 15~18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 무대에 오르는 ‘초선의원’은 지난 6월 대학로에서 한 달간 초연된 작품이다.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이 대본을 쓰고, 극단 ‘불의전차’를 이끄는 변영진이 연출을 맡았다.
‘초선의원’은 건국 이래 첫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떠들썩하던 1988년 군사정권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마련된 청문회에서 활약한 초선의원 최수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1988년이 서울 올림픽이 치러진 해인 동시에 제5공화국 정부의 비리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가 있었던 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정치 이야기와 스포츠를 접목했다. ‘명랑 정치 스포츠 연극’이라는 수식어답게 작품은 수호의 치열한 삶을 마라톤, 탁구, 레슬링, 양궁 등 12개 종목의 각종 스포츠 경기에 빗대어 유쾌하게 그려내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또 이 작품에는 최루탄을 맞고 목숨을 잃은 노동자 이석규, 15살 나이에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문송면,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미화를 이유로 강제 이주한 빈곤층 등 당시 올림픽에 가려져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약자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 작품은 실존 인물들의 영상과 육성을 활용한 연출로 몰입감을 더했다.
노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초선의원’에 앞서 2013년 개봉한 영화 ‘변호인’이 있다. ‘변호인’은 노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이던 1981년 9월 전두환 정권의 용공조작사건인 ‘부림사건’을 변호한 이야기를 담았다. 연극 ‘초선의원’은 영화 ‘변호인’ 이후의 이야기인 셈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