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울려퍼진 “우리의 소원은 통일”

입력 2022-09-07 03:05
목회자와 성도 등 국내외 기독 인사들이 5일(현지시간) 독일 카를스루에 성 스테판 성당에서 열린 ‘남북 화해와 통일을 위한 평화통일 월요기도회’에서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저녁 8시 독일 카를스루에 성 스테판성당에 서울 향린교회 국악선교단 ‘예향’이 연주하는 찬양이 그윽하게 퍼져나갔다. 1814년 기둥 없는 돔 형태로 세워진 판테온 형식의 성당에 처음으로 울려 퍼진 국악 찬양은 예배당 구석구석 긴 여운을 남겼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김은경 목사)가 세계교회협의회(WCC) 11차 총회를 맞아 준비한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평화 통일 월요기도회’에서다. 기장 총회가 2014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이 기도회는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 라이프치히 니콜라이교회에서 통일을 열망하며 시작된 월요기도회에서 착안했다. 한국에 이어 독일에서 이어진 이날 기도회는 269번째 마음을 모은 자리였다.

분단과 통일을 모두 경험한 독일에서 드려진 기도회는 그 의미만으로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기도회는 시종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나핵집 열림교회 목사는 ‘하나 되게 하소서’를 주제로 설교했다. 나 목사는 “여전히 정전 체제에 머물러 있는 남과 북의 현실이 안타깝고 부끄럽다”면서 “기장 총회는 정전을 넘어 종전으로, 종전을 딛고 평화 체제로 향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자를 한 몸의 지체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분리와 경계를 만들어 분단 체제를 고착하는 데서 떠나 남과 북의 갈라진 형제와 자매가 서로를 하나의 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세계교회가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은경 총회장의 집례로 성만찬도 이어졌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분병 분잔은 하지 않았다.

기도회에는 아그네스 아붐 WCC 중앙위원회 의장도 참석했다. 아붐 의장은 “WCC는 한반도 평화와 화해, 통일의 여정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라프 픽세 트베이트 WCC 전 총무도 기도회에 참석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한반도의 치유와 화해를 위한 에큐메니컬 기도 운동을 지속하고 실천 지향적인 긍정적 평화 교육을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

기도회를 마치기 전 참석자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면서 통일을 향한 마음을 모았다. 외국인들도 함께 손을 맞잡고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함께 염원했다.

200여년 동안 전쟁과 화해, 평화의 여정을 묵묵히 지켜 본 성당에 울려 퍼진 통일의 노래는 언젠가 한반도에 깃들 평화를 미리 건네주는 것 같았다.

카를스루에(독일)=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