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원전 수주에… 원전 기업들 ‘르네상스’ 기대

입력 2022-09-07 04:07
UAE 바라카 원전 전경.

장기간 일감에 목마르던 원전업계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 수주를 산업 회복의 신호탄으로 여긴다. 해외 원전 수주전뿐만 아니라 한국 원전 시장의 반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원전 업계는 ‘낙수효과’ ‘원전 르네상스’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집트 원전 프로젝트에서 주 시공사 역할을 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분야 협력사는 806곳에 이른다. 한국 원전 산업계가 해외에서 조원 단위의 일감을 수주하기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이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6일 “같은 중동권으로 볼 수 있는 UAE에 이어 이집트에서 또 한 번 수주를 했다는 데 상당한 의의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장 벌어지고 있는 원전 수주전에도 ‘좋은 입김’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체코는 2036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말까지 입찰서를 받아 내년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다. 한수원은 지난 4월 폴란드에 원전 건설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루마니아 원전 사업에도 한·미 협력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건설사들은 풍부한 시공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전 르네상스’ 본격화에 대비하고 나섰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은 최근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해체 및 사용 후 핵연료 등으로 사업 영역을 고도화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와 맞물려 우리 원전 시장이 활성화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2030년 원전 비중을 32.8%로 제시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집트 원전 프로젝트가 시공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라서 규모 면에서 아쉽다고 지적한다. UAE 바라카 원전의 경우 한국전력기술이 설계, 두산에너빌리티가 발전시설 제작, 현대건설·삼성물산이 시공, 한수원이 운전 및 운영지원을 맡는 등 한국 기업들이 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이집트 프로젝트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나 터빈 등의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지 않는다. 터빈 건물 시공에만 참여한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원전 업계의 부침이 있었는데, 최근 정부에서 원전 비중을 높이기로 하면서, 해외에서는 물론 우리 내부 시장에서도 일감이 늘어난다는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