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22개국 65개 회원교단의 깃발을 든 기수들이 예배당으로 늠름하게 입장했다. 코로나19 이후 삶과 신앙의 회복을 다짐하는 아·태 지역 침례교회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아시아태평양침례교연맹(APBF)과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는 5일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 분당채플에서 ‘함께 더 강하게(Stronger Together)’를 주제로 제10차 APBF대회를 개최했다. 7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대회 첫날엔 온·오프라인으로 2500여명이 참석했다. 현장에 오지 못한 목회자는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동참했다.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국적은 다양했다.
대회장인 고명진 기침 총회장은 “팬데믹으로 전 세계 교회가 어려운 가운데 있었다”며 “APBF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하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걸 알리고 모두가 위로받는 시간을 만들자”고 말했다.
저녁 집회엔 청와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했고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영상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APBF 소속 교회들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를 전하기 위해 낮은 곳에서 헌신하고 있다”며 “팬데믹과 기후변화, 세계 곳곳의 갈등과 분쟁, 경제위기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가운데 이번 대회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전 세계 공동체의 화합을 도모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APBF는 세계침례교연맹(BWA)의 대륙과 지역별 6개 연맹 중 하나로 1975년 결성됐다. 22개국 65개 회원교단, 소속 교회는 4만개가 넘는다. 아·태 지역 침례교인의 교제와 협력, 복음전도 증진, 다양한 사역프로그램 준비를 돕기 위해 1979년 인도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에서 ABPF 1차 대회를 열었다. 이후 비정기적으로 열리던 대회는 현재 BWA대회 시점에 맞춰 5년 단위로 열리고 있다.
오랜 만에 열리는 침례교 국제행사에 참석자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도에서 온 프라카시 라즈 목사는 “정보통신 기술과 K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을 잘 알고 있고 한국교회의 성장을 부러워했다”며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오랜 시간 걸려 온 만큼 함께 기도하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회예배에선 BWA 산하 구호기관인 ‘세계침례구호(BWAid)’ 멜리사 립셋 호주대표가 신학자 톰 라이트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선교를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저녁집회 주강사로 나선 최성은 지구촌교회 목사는 ‘세 가지 복음의 특징’(요 1:14)을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최 목사는 “기독인이라면 어디 출신이고 어떤 사람인 게 중요하지 않다. 기독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복음 안에서 모든 걸 포용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복음의 특징으로 ‘포용성’과 ‘유일무이’ ‘하나님의 명령’을 꼽았다.
성남=서윤경 유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