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면세한도를 높인다. 면세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면세점들은 앞다퉈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대적 행사를 예고했다. 최근 고환율 탓에 소비가 위축된 내국인 수요를 지키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한 것이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6일부터 해외 여행자 휴대품에 적용하는 기본 면세한도가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 조정된다. 면세한도 증액은 8년 만이다. 특히 고환율에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주류의 면세한도가 높아지면서 면세점들이 반색하고 있다. 면세 금액의 한도는 400달러 이하로 그대로지만, 기존 1병(1ℓ)에서 2병(2ℓ)으로 늘어난다.
면세한도 상향에 맞춰 면세점들은 일제히 할인 행사에 나선다. 롯데면세점은 주류 면세한도 상향을 겨냥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점에서 위스키를 3병 이상을 구매하면 최대 30% 할인해준다. 환율 보상 이벤트도 확대했다. 롯데면세점 시내점에서는 매장 기준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서면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297만원 상당의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한다. 내국인 고객 대상 역대 최대 증정 금액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서울 명동점의 모든 방문객에게 800달러 이상 구매 시 쓸 수 있는 현금성 포인트 10만원을 제공한다. 온라인몰에서는 시계·주얼리·갤럭시탭 등을 최대 55% 할인 판매한다. 인기 위스키 제품도 한정 수량으로 30% 싸게 판다. 신라면세점은 주류를 최대 55%, 시계·주얼리·수입화장품 등을 최대 70% 할인해 선보인다.
면세업계가 대대적으로 행사를 벌이는 건 고환율로 내국인 매출마저 주춤하고 있어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에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2474억원으로 전월 대비 14.6% 감소했다.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외국인 매출은 같은 기간 16.1% 줄었고, 내국인 매출도 0.61% 소폭 느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면세점들은 내국인 고객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반적으로 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내국인 비중은 약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데다, 중국 ‘따이궁(보따리상)’의 경우 알선수수료가 급등해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한도 상향으로 내국인 매출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 환율 때문에 면세점 이용을 고민하는 소비자를 환율 보상 이벤트 등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