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열리는 제26회 세계오순절대회(PWC·Pentecostal World Conference)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6억5000만 오순절 신자들의 축제이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국제 행사다. 국민일보 더미션은 이번 행사의 주요 내용을 미리 조명하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오순절 교파의 성장과 부흥 운동을 세계 석학들의 분석과 전문가 대담 등을 통해 6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팬데믹 이후 최대 기독교 행사
제26회 세계오순절대회는 다음 달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와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다. 170여개국 50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기독교 행사다.
오순절 교단은 성령 체험과 성령의 은사를 강조하는, 이른바 ‘오순절주의’ 신앙을 따르는 교파들의 연합체다. 신은사주의 독립교회, 제3의물결운동, 은사주의 등을 포함한다. 국내에서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가 대표적이다. 성령운동을 중심으로 한 감리교와 성결교 등 웨슬리언 교단 신자들을 포함하면 국내 신자는 400만명이 넘는다.
사흘 동안 진행되는 이번 세계오순절대회 주제는 ‘다음 세대의 오순절 부흥(Pentecostal Revival in the Next Generation)’이다. 기성세대를 넘어 미래 세대로 꼽히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오순절 성령운동을 전수하고 계승해 나갈지 모색할 예정이다.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으로 향하는 선교 사역 방향과 전략도 함께 다뤄진다.
피날레는 ‘글로벌 평화기도회’로
행사는 10월 12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공식 개막된다. 세계오순절대회를 치른 역대 개최국들의 피켓 입장식으로 막이 오른다. 이어 사흘 동안 교회 안팎에서는 포럼과 공연, 전문인 회의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13일에는 행사 주제인 ‘다음 세대의 오순절 부흥’을 비롯해 ‘오순절 리더십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한 포럼이 예정돼 있다.
하이라이트는 14일 경기도 파주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 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대성회’다. 여전히 팽팽한 긴장 관계 속에 놓인 남북 간의 화해와 대화 재개를 요청하고, 평화통일 염원 등을 주제로 한 기도회는 유튜브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도 통역될 예정이다.
세계오순절대회 부본부장인 김영석 목사는 5일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기도회가 될 것”이라며 “CNN 등을 비롯해 미주와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주요국 언론 매체들에 취재를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저녁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홀리 스피릿 크루세이드’가 펼쳐진다. 여의도순복음찬양대 솔리스트들의 공연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찬양팀 ‘쉐이크시티’ 공연도 이어진다. 쉐이크시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UCLA와 USC의 한인 1.5세, 2세 학생들로 꾸려진 베벌리 힐스 쉐이크시티 교회 찬양팀이다.
“오순절 성령운동으로 이어갈 것”
이번 행사에는 세계오순절협회(PWF) 관계자들과 아시아 지역 방한 성도 등 해외인사 2200여명과 국내 인사 3000명 등 5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참석자로는 선교전략가이자 미국 오럴로버츠대 총장을 맡고 있는 윌리엄 윌슨 PWF 총재와 세계적인 중보기도 사역자인 신디 제이콥스 목사 등이 있다. 제이콥스는 기독교 채널 ‘하나님은 아신다’ 프로그램 진행자이기도 하다. 전 세계 최대 교단인 미국 하나님의성회(AG) 총회장인 덕 클레이 목사, 호주 출신 기독교 활동가인 크리스틴 케인, 마이클 오 국제로잔복음화운동 총재도 참석한다.
‘비즈니스와 신앙’을 다루는 전문인 워크숍에서는 유튜브 채널 ‘현승원TV’를 운영하는 메타테인먼트&에이아이티브 대표인 현승원 의장과 미국 할리우드의 크리스천 프로듀서인 필 쿠크, 싱가포르의 ‘재무 설계 아버지’로 불리는 위 티옹 워,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하비로비(Hobby Robby)의 마트 그린 최고 전략 책임자가 강사로 나선다. 하비로비는 약 6조원을 출자해 미국 워싱턴DC에 성경 박물관을 건설하기도 했다. 마트 그린은 하비로비 창업자의 장남이다.
한국인 워크숍에서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을 지낸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와 순복음선교회 유럽총회장인 김용복 선교사, 한국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인 박동찬(일산광림교회) 목사, 최이우 종교교회 목사 등이 나선다.
대회장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이번 대회는 다음 세대에게 성령의 불을 지피고 성령의 능력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동시에 오순절 성령운동의 불을 다시 지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