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갔다가 가격 보고 ‘털썩’… 추석 물가, 고공행진

입력 2022-09-05 00:06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에 사는 남모(69)씨는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가 장바구니를 거의 채우지 못했다. 채소는 드문드문 진열돼 있었고, 시금치나 햇밤은 아예 파는 곳이 없었다. 남씨는 “채소들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였지만 차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샀다”며 “추석 직전인데도 싱싱한 물건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채소와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등 기후 악화로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고랭지 무, 고추 등 농산물의 산지 출하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달 기준 전체 채소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7.9% 올랐다. 호박 83.2%, 배추 78.0%, 오이 69.2%, 무 56.1%, 파 48.9% 등 명절 수요가 많은 채소 가격이 특히 크게 뛰었다. 수요는 느는데 좋은 품질의 채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폭염으로 고랭지 배추와 무, 쪽파, 고추 등을 중심으로 출하량이 줄었다.


선물용 과일 역시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선물세트용 사과로 쓰이는 홍로(상품·10㎏)의 평균 도매가는 지난 2일 기준 5만3480원이었다. 지난해 추석 8일 전 가격 4만600원보다 31.7% 올랐다. 이른 추석으로 사과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탓이다.

신고배(상품·15㎏)의 평균 도매가도 5만3660원으로 지난해보다 8.3% 올랐다. 수산물은 명태(10.6%) 고등어(2.3%) 오징어(1.7%)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뛰었다. 정부는 비축농수산물 물량을 푸는 방식으로 가격 안정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등을 대상으로 할인쿠폰도 지원하고 있다.

세종=심희정 신준섭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