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대 최강 태풍에 초비상… 철저한 대비로 피해 최소화해야

입력 2022-09-05 04:01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4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연합뉴스

초대형 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우려된다. 4일 기상청 예보를 보면 힌남노는 5일 오전 9시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460㎞ 해상을 거친 뒤 6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과 최대 풍속은 950헥토파스칼(hPa)과 초당 43m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했던 1959년 ‘사라’와 2003년 ‘매미’의 중심기압 최저치가 각각 951.5hPa와 954hPa이었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위력적이라는 점에서 기상청 전망이 맞으면 힌남노는 역대 가장 강한 태풍이 된다.

한국전쟁 직후 체계적인 재해방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때 발생한 ‘사라’는 차치하고 ‘매미’는 사상자 130여명, 재산 피해 4조2000여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상흔을 남겼다. 매미는 특히 80m 높이의 부산항 골리앗 크레인을 무너뜨릴 정도의 위력을 보여준 바 있다. 태풍과 동반될 폭우도 걱정이다. 기상청은 6일까지 전국에 100~300㎜ 비가 오고 제주 산간의 경우 600㎜ 이상의 강수량을 뿌릴 것으로 예보하기까지 했다. 역대급 태풍이 될 힌남노에 대한 대비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더구나 한 달 전 수도권 집중호우의 상흔이 아물기도 전에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어 당국의 대응은 더욱 중요해졌다.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상습 침수 및 붕괴 위험 지역에 대해 철저히 살펴야 한다. 지하차도, 강이나 계곡 주변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이번 태풍은 추석을 앞두고 다가온다. 풍성한 한가위를 바라는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작황에 대한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농산물 관리 및 점검도 서둘러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힌남노 대비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정부가 한발 앞서 강하고 완벽하게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태풍과 같은 경우는 선제적 대처가 중요하다. 공직자들은 선조치, 후보고를 해달라. 저도 끝까지 상황을 챙기겠다”고 했는데 당연한 얘기다. 윤 대통령은 수도권 폭우 당시 자택에 머물러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는 달라진 위기 대응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들이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태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시길 부탁드린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힌남노가 주는 공포감은 대단하다. 이런 두려움을 안도로 바꿀 수 있는 건 민관이 합심해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