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드기지 장비반입… 기지정상화 조치에 충돌 우려↑

입력 2022-09-05 04:05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 기지에 4일 새벽 불도저 등 장비가 반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상시 지상 접근권’ 보장을 위한 군 당국의 조치가 본격 시행됐다. 정부가 최근 사드 정식 배치 여부를 결정하는 일반환경영향평가 협의회를 구성한 데 이어 기지 접근권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반대 주민·단체와의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드 반대 단체인 ‘사드철회평화회의’에 따르면 4일 오전 1시30분쯤 불도저 등 공사 차량, 유류차 1대, 승합차 등 장비 10여대가 사드 기지에 반입됐다. 주한미군과 국방부가 지난해 5월부터 사드 기지 내 한·미 장병 생활관 개선 공사를 하면서 휴일에 장비 등을 반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난달 대통령실이 “8월 말까지 (지상 접근 관련) 기지 정상화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힌 이후 이뤄진 첫 조치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 경찰과 지상 접근권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가는 과정에서 반입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주민들의 반발에 따른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야에 물자 반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사드 기지 앞에서 열리는 반대 시위로 인해 평일에 제한적으로 공사 장비나 생활용품 등의 물자를 지상으로 반입해 왔다. 주 2~3차례에 불과했던 지상 반입 횟수를 지난 6월부터 주 5회로 늘렸지만, 기지 운영에 필수적인 유류 등 핵심 물자는 지상의 시위대를 피해 헬기로 수송하고 있다.

정부는 반입 횟수를 주 7회까지 확대해 상시 지상 접근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종적으로는 주한미군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물자를 수송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기지 입구인 진밭교에서 진행된 6개 단체의 사드 기지 정상화 반대 집회. 연합뉴스

반대 주민·단체는 거세게 반발하며 집회를 예고했다. 사드철회평화회의 측은 “경찰과 국방부 측이 ‘주말 내에는 (반입) 작전이 없다’며 안심하라는 말을 몇 번씩 했는데, 야음을 틈타 기습적으로 들어갔다”며 “5일부터 다시 투쟁 집회를 열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사드에 반대하는 6개 단체는 사드 기지 입구인 진밭교에서 수백명이 참가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정부는 주민 반발을 고려해 당분간 완전한 상시 자유 출입보다 주한미군이 원하는 시간대에 경찰 등과 협의해서 출입 시점을 조율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아울러 고속도로 건설 등 성주군에서 건의한 주민지원사업 6개를 조속히 시행하는 등 주민과의 소통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