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이건 행복한 눈물”… 테니스 코트와 작별

입력 2022-09-05 04:05
세리나 윌리엄스가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3회전에서 탈락한 뒤 관중을 향해 하트 모양의 손 동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세계랭킹 605위)가 마지막 승부인 US오픈 3회전에서 탈락하면서 위대했던 테니스 선수로서의 여정을 마쳤다. 윌리엄스가 ‘라스트댄스’를 마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자 전세계의 찬사가 쏟아졌다.

윌리엄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아일라 톰리아노비치(호주·46위)에게 세트 스코어 1대 2(5-7, 7-6<7-4>, 1-6)로 패배했다.

2만여명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윌리엄스는 1세트를 5-7로 내줬으나 2세트를 가까스로 가져왔다. 윌리엄스는 2세트에서 게임스코어 4-0으로 앞서다가 5-5로 따라잡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4-1로 앞서다가 4-4 동점을 허용하는 등 고전 끝에 2세트를 따내면서, 승부를 마지막 3세트로 넘겼지만 끝내 패배했다.

윌리엄스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테니스 복귀 가능성에 대해 “그럴 것 같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인터뷰 내내 가족과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눈물을 흘리던 윌리엄스는 “이건 행복한 눈물”이라고 했다. 전광판에는 “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라는 문구가 적혔고, 관중들은 기립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윌리엄스는 1999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흑인 선수로는 41년 만의 US오픈 우승이었다. 그는 1999년 US오픈을 시작으로 2017년 호주오픈까지 총 23차례 메이저 우승을 차지해 이 부문 역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2017년 호주오픈 단식 우승 직후 임신 사실을 공개하고 그해 가을에 딸을 낳았다. 2018년 코트로 돌아왔고,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네 차례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했다.

또 2012년 런던 올림픽 단·복식 2관왕, 2000년 시드니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복식 금메달 등 총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리나와 언니 비너스 자매는 테니스계의 한 시대를 지배했다. 세리나는 인터뷰에서 경기장을 찾은 언니를 향해 “비너스가 없었다면 세리나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마워 언니, 언니는 내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말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소셜미디어에 “당신은 정말 코트 안팎에서 위대한 존재였다”며 “우리 모두의 꿈을 추구하도록 영감을 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랑하는 동생!”이라고 적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