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중폭 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8%만 채용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다.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은 기업은 44.6%였고,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17.4%였다. 지난해(각각 54.5%, 13.3%)와 비교하면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은 기업은 줄었지만,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늘었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로는 ‘추가인력 수요 없음’이 30.0%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회사 사정의 어려움’, ‘코로나19 등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 ‘인재 확보 어려움’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3고 현상이 하반기 채용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확인됐다. 응답 기업의 32.2%는 3고 현상으로 채용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하반기 채용에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 채용 계획을 그대로 진행하되 규모를 줄이는 곳도 있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과 수출 둔화 등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고용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개혁, 신산업 육성, 조세부담 완화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