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힌남노가 6일 오전 경남 남해안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할 전망이라고 2일 밝혔다. 특히 부산과 울산은 태풍 피해가 큰 위험반원에 들 가능성이 있다. 힌남노는 당초 국내 상륙 없이 부산 앞바다를 통해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지만, 태풍 예측 경로가 북쪽으로 30~50㎞가량 올라가면서 전망이 조정됐다.
힌남노는 강도 ‘강’의 상태로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강도는 ‘중-강-매우 강-초강력’ 4단계로 나뉜다. 상륙 시 중심 기압이 950hPa(헥토파스칼)로 전망되는데, 이는 국내 상륙했던 태풍 중 가장 강했던 1959년 사라와 두 번째로 강했던 2003년 매미보다 강한 상태다. 국내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사라와 매미 중심기압 최저치는 각각 951.5hPa(부산)과 954hPa(통영)이었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세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태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상륙 지점은 바뀔 수 있다. 한반도 주변 기압계 배치에 따라 북상 위치는 경남 남해안 중 한 곳, 혹은 전남까지 그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우 분석관은 “심하게 변동될 경우 상륙 지점이 전남 남해안이 될 수도 있다. 특정 지역을 꼽기에는 (진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힌남노의 국내 상륙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실상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겠다. 태풍의 본체가 북상하기 전인 이번 주말에도 강한 비구름의 영향을 받아 비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토요일인 3일에는 힌남노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쪽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350㎜가 넘는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에 100~250㎜, 전남 남해안과 경남권 해안에 50~150㎜다.
일요일인 4일 오전부터는 비가 수도권으로 확대되면서 전국적으로 비가 쏟아지겠다. 바람도 거세 제주·남해안·경상동해안에서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50m가 넘는 강풍이 불 수도 있다. 기상청은 “하천 범람에 의한 저지대 침수가 예상되기 때문에 최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은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힌남노 북상으로 대규모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선제적으로 가동하는 등 대응 태세를 철저히 하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