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외식비 고공행진… 환율은 1360원 돌파

입력 2022-09-03 04:01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는 2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국제 유가가 주춤한 영향이다. 하지만 농산물, 외식 등 서민들이 느끼는 물가 부담은 오히려 늘었다. 물가의 장기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근원물가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일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60원을 돌파하며 수입물가 압력을 더욱 높였다. 아직 기후, 전쟁 등 대외적 변수가 많은 만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정점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상승했다.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6.3%)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했다.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 하락한 건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국제유가가 진정된 영향이 컸다. 석유류는 19.7% 상승했지만 전월(35.1%)보다는 크게 줄었다. 이에 유가 영향을 많이 받는 공업제품 상승 폭(7.0%)도 전월(8.9%)보다 내렸다.

다만 서민 경제에 중요한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높았다. 농산물 물가는 10.4% 올라 전월(8.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외식은 8.8% 오르며 1992년 10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일시적 충격 영향 등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류를 뺀 근원물가는 4%로 2009년 2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안정 등 영향을 배제하면 경제 전반의 고물가 현상은 더 심화된 것이다.

물가 정점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다양한 변수들이 산재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환율은 이날 1362.6원을 기록하는 등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뚫으며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