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손자가
웃고 있다
크게 입 벌리고
웃고 있다
어떤 소리일까
산보다 큰 소리일까
꽃보다 예쁜 소리일까
듣고 싶다
웃음소리
-시집 '일흔 살 1학년' 중
배정동 어르신이 뒤늦게 한글을 배워 쓴 시다. 청각장애가 있기 때문인지 아들과 손자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전해온다.
이 시가 실린 '일흔 살 1학년'은 처음 글을 배우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쓴 시 100편을 모은 시집이다. 해마다 전국의 문해교실에서 창작되는 수천 편의 시들 중 100편을 뽑아 전시하는 '전국 성인 문해교육 시화전'이 올해로 10년이 됐다. 그동안 이 시화전에서 선보인 시 1000편 중 100편을 엄선해 시집으로 꾸몄다. 나태주 오은 시인이 엮은이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