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속 영남, ‘지역 경제 살리기’ 모든 역량 총동원

입력 2022-09-02 04:06
영남권 시·도지사들이 1일 경북 경주시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2022 영남미래포럼’에 참석해 민선 8기 비전 및 국정운영과 지역현안 연계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강래 중앙대 교수(사회),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경주=권현구 기자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은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3회 국민일보 영남미래포럼에서 한목소리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최대 역점사업으로 내걸었다.

대구시는 신산업 육성을 앞으로 4년간의 목표로 설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31일 2조2000억원 규모의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선도 육성정책 발표를 시작으로 첨단 산업 육성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과거 대구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개인·기업에 대한 부당한 규제와 간섭을 혁파하고 시민에겐 기회를, 기업에겐 자유를 제공해 도시 활력을 회복하겠다는 비전을 선언했다.

대구시는 중·남부권 중추공항 건설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홍 시장은 “1960~70년 경제발전 원동력이 고속도로였다면 이제는 공항 하늘길”이라며 “첨단 산업이 발달할수록 모든 수출 거래는 항공으로 이뤄진다.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공항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대구 군공항 이전부지는 첨단산업과 관광, 상업이 조화를 이루는 두바이 방식의 글로벌 경제관광특구로 개발해 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고, 신공항 배후지역엔 공항산업단지와 신도시를 조성, 반도체 분야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부산시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글로벌 금리인상과 유가·물가 상승 등에 따른 복합적 경제위기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응이 어려운 외부 환경보다는 내부 체질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산하기관의 방만함과 비효율성을 줄이고자 통폐합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혁신의 파동이 민간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부산상공회의소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통해 남부권에 새로운 혁신성장축을 구축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자동차·조선·석유화학 3대 주력산업을 첨단화하고 수소·게놈 등 경쟁 우위에 있는 신성장산업 육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현대차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국내 최초 전기차 생산 전용공장 설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석유화학전문업체 SK지오센트릭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과 함께 20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는 등 울산에 대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업 투자를 막는 규제를 철폐하고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경남도는 투자유치자문위원회와 투자유치 전담기관을 통해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투자를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비교우위에 있는 항공우주산업과 원전, 방위산업은 ‘선택과 집중’으로 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계·조선·자동차산업 등 주력산업은 고도화하고 수소·메타버스·인공지능 같은 신산업도 적극 육성키로 했다. 세계적 휴양단지 조성계획도 공개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탈원전 정책으로 타격을 받은 지역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고부가가치 기업 투자 유치와 창업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로봇, 메타버스 등 5대 메가테크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 미래차 소재부품산업벨트, 청정에너지산업벨트, 바이오산업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산 무선충전, 김천 스마트그린물류, 안동 산업용헴프, 포항 배터리 등 각 특구를 중심으로 신산업도 육성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1·2·3차 산업 시대는 지나고 나서 알았지만 4차 산업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농촌의 지주를 기업의 주주로 만드는 등 4차 산업 기술로 농산어촌을 대전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주=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