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겨눈 檢… ‘대선 영향 준 허위사실’ 집중 규명

입력 2022-09-02 00: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정기국회 개회식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 대표가 본회의장에서 김현지 보좌관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백현동 허위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회사진기자단

“국토부(국토교통부)에서 저희한테 다시 이런 식으로 압박이 왔는데… 만약에 안 해 주면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기지사로 있던 지난해 10월 21일 국정감사장에서 ‘백현동 사업에 특혜를 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좀 자세히 설명드려도 되겠느냐”며 말을 시작해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패널을 들고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이 과정에서 문제의 ‘국토부 협박’ 발언을 했다.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크게 불거졌고, 백현동 사업은 ‘제2의 대장동 사태’로 불렸다. 백현동 의혹은 2015~2016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가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돼 민간업자가 수천억원의 특혜를 얻었다는 내용이다. 당시 책임이 성남시를 향하자 이 대표가 박근혜정부의 협박을 배경으로 설명한 셈이다.

경찰은 이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했고, 사건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가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검찰이 1일 이 대표 측에 ‘6일 소환’을 통보한 것은 이 사건과 관련한 진술을 들으려는 목적이다. 현재까지 국토부 관계자와 전직 성남시 공무원은 협박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의혹에 대해 검토한 감사원 역시 “당시 국토부는 강제성 있는 요청을 한 것이 아니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이 대표 측에 전달된 검찰의 출석요구서에는 성남지청뿐 아니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현)가 수사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번호도 담겼다. 이 사건 수사는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시절 알지 못했다”고 언론 인터뷰한 것을 두고 진행돼 왔다.

대장동 사건 참고인이던 김 처장은 지난해 12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은 사망 다음 날 이 대표의 ‘몰랐다’ 발언이 언론에 나오자 기자회견을 열었었다. 유족은 “연을 맺어온 이재명 후보가 조문도 없이 ‘모른다. 기억 안 난다’고만 한다”고 했었다.

대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는 9일로 기소 여부가 8일까지 결정돼야 한다. 검찰은 시효 만료가 임박함에 따라 이 대표의 해명을 들어야 해 출석을 요구한 것이며 예단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에 대해 해명을 청취할 기회를 부여하려는 것”이라며 “야당 대표를 중복 조사할 수 없어 서울중앙지검에서 일괄 조사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