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위력의 11호 태풍 ‘힌남노’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국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지역에 따라 최대 500㎜의 비가 내리고 초속 50m의 강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일 오전 9시 기준 힌남노가 대만 타이베이 동남쪽 510㎞ 해상에서 남서쪽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20hPa(헥토파스칼), 중심최대풍속은 초속 54m다. 강도 분류체계상 최고 등급인 ‘초강력’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힌남노는 2일 밤까지 일본 오키나와 남해상에서 정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진행 속도가 느려지면 강도는 약해진다. 따뜻하게 덥혀진 태풍 아래쪽의 바닷물이 태풍에 의해 밀려나면 바다 깊은 곳의 찬물이 그 자리를 메우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경우는 속도가 떨어져도 세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기상청의 예상이다. 인도 방면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부족한 열을 계속 보충해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힌남노는 오는 6일 오전엔 제주도 서귀포 동북동쪽 180㎞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위력은 지금껏 국내에 영향을 미친 태풍 중에서도 손에 꼽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힌남노가 서귀포 동북동쪽 해상을 통과할 때 중심기압을 945hPa로 내다봤다. 2003년 태풍 ‘매미’가 국내에 영향을 미칠 당시 중심기압(954hPa)과 비슷하다.
기상청은 상륙 여부와 무관하게 힌남노가 국내에 강한 비와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건 4일 이후지만, 1일 제주도에서 시작된 비가 점차 확대돼 3~4일엔 중부지방까지 비를 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힌남노에 따른 폭우는 5~7일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해안이나 산지 등 영향을 받는 일부 지역에선 500㎜ 넘는 비가 예상된다. 시간당 50~100㎜ 비가 내릴 수도 있다. 바람도 거세 해안가에선 최대순간풍속 초속 50m를 넘는 강풍이 불 수 있겠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산사태와 시설물 파손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