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봉·한교총, 한가위 앞두고 쪽방촌에 온정 선물

입력 2022-09-02 03:02
김태영(왼쪽) 한교봉 대표단장이 1일 서울 용산구 성민교회 앞에서 쪽방촌 주민들에게 한가위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1일 서울 용산구 성민교회(이성재 목사)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약속 시간은 오후 1시30분이었는데 사람들은 오전 11시부터 찾아왔다. “교회에서 뭘 준다고 해서…. 뭔진 잘 모르겠는데, 준다고 하니까 받는 거죠.” 퉁명스러운 말투였지만 누군가 찾아온 게 내심 반가운 모양새였다.

이날은 한국교회봉사단(대표단장 김태영 목사)과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이 추석을 앞둔 쪽방촌 주민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날이었다. 뙤약볕에 늘어선 주민들을 위해 두 단체는 시간을 앞당겨 한과 450박스를 나눴다. 서울 치유하는교회(김의식 목사)에서 온 자원봉사자들도 함께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건강하세요, 어르신.” 덕담과 함께 선물을 받아 든 주민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봉사자들은 교회까지 오기 힘든 어르신의 집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얼마 전 계단에서 넘어져 깁스까지 했던 양정애(76)씨는 하나에 2만원인 보호대 2개를 살 돈이 없어 왼쪽 발에만 보호대를 착용한 상태였다.

“아들딸이 있어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안 되더라고요. 얼굴 본 지도 한참 된 자식들인데…. 그래도 교회가 병원비를 보태줘서 한시름 놓았어요. 추석에는 동네 주민들과 같이 밥 한 끼라도 먹으려고 해요.”

김태영 대표단장은 양씨를 비롯한 쪽방촌 주민을 위해 기도하고 격려했다. “우리는 잠깐 들렀다 가지만 주님의 은혜가 남아 이들을 치유하고 위로하실 것을 믿습니다. 한국교회가 계속 함께하겠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