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신약’ 美 66개 개발할 때 한국은 ‘0’

입력 2022-09-02 04:07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의 제약 산업 경쟁력이 주요 국가와 비교해 뒤처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이 세계 최초 신약개발에 성공할 때 한국은 신약개발 승인 건수가 전무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과 주요국 간 신약개발 현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신약개발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국의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고치는 세계 최초 혁신신약) 개발 건수는 ‘0’건이다. 미국은 66개, 유럽이 25개로 전체 신약개발(102건)의 90%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일본이 6개, 중국(홍콩·대만 포함)이 2개였다.

전경련은 한국의 신약개발 기술력이 선두주자인 미국의 70%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햇수로는 약 6년 정도 뒤지고 있다. 2015년 이후 본격적으로 신약개발 투자에 뛰어든 중국은 미국 대비 75% 수준으로 성장했다. 한국보다 높은 신약개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전경련은 이 상황을 바꾸려면 양질의 의료 데이터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5000만명의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해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국민의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전경련은 여기에 AI·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신약개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약 1조~2조원이 들어간다. 개발 기간은 평균 10~15년으로 길다. AI를 활용하면 개발 비용을 6000억원 정도로, 개발 기간을 평균 3~4년 정도로 줄일 수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