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호텔 같은 집의 끝판왕은? 오늘날 그 정답은 브랜드 레지던스다. 집 한 채를 여럿이 돌아가며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레지던스 한 채의 소유자는 오직 한 사람이다. 소유주가 원하면 언제든 쓸 수 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브랜드 레지던스 운영사로는 아만, 아난타라, 반얀트리, 불가리, 포시즌, 원앤온리, 리츠칼튼, 식스센스, 메리어트 등을 꼽을 수 있다. 브랜드 레지던스 분양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보기에 비슷해도 브랜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30~40% 차이는 보통이다. 미국 뉴욕에서 최근 분양 중인 아만 레지던스 분양가의 시작 선은 우리 돈으로 200억원이 넘는다. 모델하우스 방문부터 예사롭지 않다. 영업팀과 비밀 유지 계약서를 쓰고 시작한다. 이후 간단한 인터뷰를 거쳐야 하는 건 물론이다. 최고라는 명성답게 구경하는 사람마저 까다롭게 선별한다.
브랜드 레지던스가 고가인 이유는 바로 투자비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브랜드사에 분양가의 5% 남짓을 로열티로 지불해야 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그 이름에 걸맞은 수준의 디자이너를 통해 극강의 기준점을 충족시켜야 한다. 물이 샐 가능성이 있다면 세탁실 바닥에 누수 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 누수가 감지되는 즉시 바로 해결할 운영팀이 상시 대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아무리 고가여도 일반 아파트에선 이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것이 비싼 이유의 전부일 리 없다.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선택하는 브랜드 레지던스만의 매력은 뭘까. 보통 브랜드 레지던스는 호텔과 같은 건물 안 또는 옆 건물에 위치한다. 때문에 입주민은 피트니스, 스파 같은 호텔의 부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365일 상주하는 운영팀이 비상 상황을 즉각 해결해준다. 유명 맛집이나 콘서트 예약, 세탁물 처리 등의 컨시어지 서비스, 전문 트레이닝을 받은 하우스키핑, 반려견 관련 서비스, 개인 쇼핑, 호텔급 조식까지 서비스 범위는 무궁하고 드넓다.
여기에 아주 특별한 혜택이 더 준비돼 있다. 예를 들어 메리어트 호텔 그룹 레지던스를 분양받는 순간 메리어트 로열티 멤버 상위 등급 자격이 주어진다. 거기에는 1년에 50박 이상을 해야만 얻는 플래티넘 멤버십이 포함된 것은 물론 객실가 10% 할인, 2인 조식, 오후 4시에 체크 아웃할 수 있는 권한 등을 2년 동안 제공받는다.
아무나 받을 수 없는 혜택임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일부 특권층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장을 거듭하는 브랜드 레지던스를 찬찬히 따져보자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브랜드 레지던스에 살 수는 없어도 우리들 대부분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천편일률적인 구조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아파트 구조와 일상 규칙을 잘 아는 도우미 아주머니 네트워크를 형성해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게 함으로써 입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시작으로 말이다.
한이경 폴라리스어드바이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