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꾸안꾸’ 가고 ‘꾸꾸’ 온다

입력 2022-09-04 20:25 수정 2022-09-04 20:53
채도 높은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르베이지’는 검은색 울 자켓에 노란색 터틀넥을 받쳐 입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오른쪽 사진은 올해 가을·겨울 여성복 트렌드 중 하나로 정장이 꼽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브랜드 '구호'는 넉넉하고 짧은 기장의 자켓과 와이드 팬츠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삼성물산 제공

올해 가을·겨울 패션은 과감하고 화려할 전망이다. 팬데믹 기간에 편안함을 중시했던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스타일에서 벗어나 ‘꾸꾸(꾸미고 꾸민)’ 스타일이 떠오르고 있다.

4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 유행할 여성복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정장’을 꼽았다. 엔데믹 시대로 전환하면서 사무실 출근, 모임, 외출 등의 공식적인 자리가 많아지자 잘 갖춰 입는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과장된 어깨 라인의 자켓과 넉넉한 바지가 대세다.

지난 봄·여름 시즌에 인기를 끌었던 ‘Y2K(세기 말) 패션’은 계속 유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Y2K 패션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유행했다. 이번 시즌에는 여기에 파티룩 느낌이 더해졌다. 배꼽티, 골반바지, 미니스커트 등을 비롯해 개방적이고 파격적인 1990년대를 풍미한 가죽 바이커 자켓과 카고바지가 돌아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편집숍 ‘비이커’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담은 꽃무늬 블라우스와 치마에 넉넉한 가죽 재킷을 걸치는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화려함을 더해주는 소재들도 등장한다. 일상 속에서 기분 전환을 해줄 스팽글, 글리터 등의 반짝이 소재들이 자주 보일 예정이다. 주로 여름에 사용되는 하늘하늘한 시폰이나 레이스를 만들 때 쓰이는 튤 등 투명하게 비치는 소재들도 자주 활용된다.

익숙한 듯 낯선 배색도 이번 시즌의 특징이다. 유행을 타지 않는 검은색, 하얀색, 갈색 등 기본 색상에 분홍색, 빨간색, 노란색, 형광색 등 대담하고 생생한 색상을 함께 쓰는 식이다.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르베이지’는 검정색 울 자켓과 롱스커트에 채도가 높은 노란색 터틀넥을 받쳐 입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엔데믹 시대에 맞이한 이번 가을·겨울 시즌은 패션을 마음껏 즐기는 태도가 반영돼 패셔너블하게 꾸민 패션이 강세”라며 “멋있고 우아한 정장이 다시 사랑받는 동시에 식지 않는 Y2K 패션 인기 속에서 대담한 색상과 화려한 소재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