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조만간 신형 수소차를 출시한다. 넥쏘의 후속모델인지, 아예 새로운 수소차 모델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현대차는 올해 1~7월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에서 2위 도요타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며 1위 자리를 사수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31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 2022’에 참석해 “(현재 수소차를) 개발 중에 있다. 조만간 좋은 상품으로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3세대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신형 수소차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차질이 생기면서 출시가 2024년으로 미뤄졌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런 의혹에 대해 장 사장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3세대 수소연료전지 출시가 늦춰지는 건 확실해 보인다.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차질을 빚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에 기존 연료전지사업부를 개발조직인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 사업조직인 수소연료전지사업부로 분리하는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장 사장은 “(3세대 수소연료전지는) 세대 기준보다 장기적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 목표를 더 높였다. 중장기 계획은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차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800㎞ 안팎으로 전기차보다 훨씬 길다.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나 지난해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약 1만7400대에 그친다. 전기차 판매량(약 480만대)의 0.36% 수준이다. 현재 완성차 업체에서 생산하는 양산형 수소 승용차는 현대차 넥쏘, 도요타 미라이가 전부다. 혼다가 수소차 클래리티를 생산했었지만 지난해 6월 단종에 들어갔다.
수소차 개발이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극복하기 힘든 기술적 한계, 불투명한 사업성이 자리한다. 연료전지, 전기배터리, 수소탱크통 등을 갖춰야 해 공간활용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백금을 연료전지 촉매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비용이 전기차보다 많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계에선 결국 미래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이 전기차에서 수소차로 넘어간다고 내다본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수소 모빌리티 분야 세계 1위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넥쏘는 올해 1~7월 전 세계 판매량 61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254대)보다 16.1% 늘었다. 반면 미라이는 2486대로 1년 전(4117대)보다 39.6% 감소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도 현대차 56.0%, 도요타 22.8%로 격차가 벌어졌다. 현대차는 이날 전시회에서 수소연료를 이용한 경찰버스, 청소차, 살수차 등을 공개했다. SK E&S는 에너지 셀을 형상화한 돔 형태의 전시 부스를 마련해 미래 친환경 수소 세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수소 충전소·물류센터 모형, 수전해 설비 모형 등을 전시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