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 선배 권성동에 “그런 것 좀 하지 말고”

입력 2022-09-01 00:02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덕담을 하면서도 정책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최종학 선임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만났다. 지난 28일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찾으면서 상견례를 겸한 회동이 이뤄졌다. 덕담이 오갔지만 뼈 있는 말을 교환하는 신경전도 벌어졌다. 특히 두 사람은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권 원내대표가 2년 선배다.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 전환을 추진하면서 직무대행을 겸하는 권 원내대표와 이 대표는 현재 여야의 수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안다”며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간 공통공약이 많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를 입법화하기 위한 양당의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야 간 공통공약추진기구 등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내실 있게 추진하자”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선의의 경쟁, 잘하는 경쟁의 정치를 하자”고 화답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종부세 완화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이 대표는 2주택자 종부세를 완화하겠다고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다”며 “그 부분에 관심을 두고 들여다봐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저도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당에 얘기는 했다”면서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은 내지 마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안에서) 초대기업이나 슈퍼리치에 대한 감세액이 ‘13조원인가, 16조원한다’더라. 그런 것 좀 하지 말고”라고 꼬집었다.

기싸움이 벌어졌던 공개 회담과는 달리 비공개 회담에서는 두 사람이 과거 중앙대 고시반에서 함께 사법시험을 준비한 일화 등을 주제로 친근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뒤 “권 원내대표의 부인이 (이 대표의) 미팅을 주선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나왔다”며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부인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