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쏘아올린 ‘반값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치킨에 이어 피자, 초밥, 탕수육 등의 다른 품목에서도 반값 제품이 쏟아진다. 고물가 시대를 맞은 소비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대형마트 직원들은 가중된 업무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7일까지 ‘한통가득 탕수육’(사진)을 7800원에 할인 판매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기준 전국 탕수육 평균 판매가(1만5690원)의 절반 수준이다. 양은 약 650g으로 일반적으로 중식당에서 판매하는 ‘대’ 크기(450~550g)보다 많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대형마트에서 반값 수준으로 판매하는 치킨, 피자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반값 치킨 열풍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하기 위해 ‘반값 탕수육’을 선보이게 됐다. 협력사와 협의해 기존보다 3배 이상 많은 물량을 사전 기획해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촉발한 반값 열풍은 확산하고 있다. 외식 물가가 치솟자 프랜차이즈 업체의 절반 수준 가격에 내놓는 제품을 향해 소비자들이 폭발적 관심을 보이면서다. 연일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는 당당치킨(6990원)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3000원 웃돈이 붙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반값치킨에 이어 2~3인용 피자를 2490원에 선보였다. 이마트도 1만2980원짜리 초밥(18입), 5980원짜리 피자 등을 내놓고 있다. 롯데마트는 탕수육을 시작으로 ‘가성비 중식’ 시리즈를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반값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직원들 업무량이 폭증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홈플러스 노조는 31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치킨은 노동착취의 결과물이다. 매장당 5~8명에 불과한 조리 담당 노동자들이 기존보다 5배 이상 많은 치킨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측은 당당치킨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할 수 없는 만큼 당장 조리인력을 충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장 여건에 따라 점포당 적정 생산량을 정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