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1만 성도와 말씀 나눕니다”

입력 2022-09-01 03:01
강명옥 사랑의교회 전도사가 30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사무실에서 옥한흠 목사 목회 비서로 일했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웨민북스 제공

그를 만나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 가기 전, 그에게 혹시 별명이 있는지 사람들에게 물었다. ‘거룩한 흥신소’란 말을 들었다.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고민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전도사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고 기도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른 가을비가 내리던 30일 신간 ‘울지 마라’(웨민북스·표지)를 펴낸 강명옥(67) 전도사를 서울 서초구 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손수 내린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시작했다.


강 전도사는 1982년 사랑의교회 설립자인 옥한흠(1938~2010) 목사의 제안으로 목회자료 비서로 처음 사역을 시작했다. “합동신학대학원에서 스승과 제자로 옥 목사님을 만났다. 옥 목사님이 처음에 설교 예화를 찾으라면서 사과 상자 2개를 주시더라. 종로서적에 가서 도서관학 책 5권을 사서 읽고 독서카드를 만들었다. 한약방 약제 정리함을 가져다가 가나다순으로 ‘가정’부터 ‘하나님 나라’까지 서랍마다 라벨을 붙여 정리했다. 컴퓨터가 나올 줄 알았으면 그 고생을 안 했을 텐데”라며 웃었다.

그는 옥 목사로부터 하나님 앞에 사는 삶을 배웠다. “85년 예배당을 짓고 입당했다. 내가 머물던 사택은 교회 건물 반지하였다. 아침 출근길에 옥 목사님이 강대상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성도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교회를 위해 부르짖으셨다. 빈 시간엔 늘 예배당에서 기도하셨다. 그걸 보고 나도 늘 기도하는 사람이 돼야겠다 다짐했다”고 했다.

이후 옥 목사의 대표 저서 ‘평신도를 깨운다’를 정리하고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옥 목사님이 시키셔서 89년부터 ‘평신도를 깨운다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라 부르는 칼(CAL) 세미나 강의를 맡았다. 그때 수강생 모두가 담임 목회를 하는 남성 목사님들이라 너무 부담스러웠는데, 하나님이 시키는 일이라면 담대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했다”고 한다.

그는 이미 그때부터 옥 목사가 신뢰했던 강사였다. 이후 강 전도사는 칼 세미나 강사로 100차례 이상 강단에 섰다. “2009년 일이다. 옥 목사님이 김영순 사모님과 같이 점심을 하자고 하셨다. 그 자리에서 옥 목사님이 ‘항상 네 강의를 듣고 있다. 우리 부부가 오늘 은혜를 많이 받았다. 너무 고맙다.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잘 지켜달라’고 하시더라. 옥 목사님은 과묵한 분이라 평소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일이 드물었다. 옥 목사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를 칭찬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며 강 전도사는 눈물을 지었다.

2004년 성도들과 중국 연변과기대를 방문했던 당시 옥한흠 목사와 함께한 강명옥 전도사. 강 전도사 제공

그는 이번 책에서 ‘나는 사랑의교회와 결혼했다’고 썼다. 이유를 물었다. “20대에 폐결핵을 앓다 죽을 고비를 넘겼다. 나은 뒤 나머지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했고 하나님을 위해 평생을 살겠다고 결심했다. 사랑의교회가 나뉘어 다툴 때도 그랬다. 투병하는 남편을 아내가 버리고 갈 수 있나. 나는 아픈 교회를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덧 40년 세월이 흘렀다”고 했다.

2007년엔 뇌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전에 믿지 않는 친구가 문병을 왔다. ‘나 내일 못 일어날 수도 있다’며 그 친구에게 예수님을 전했다. 그때 수술 뒤 깨어나면 전도하고 상담하고 중보기도하는 사역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 예수님을 영접한 그 친구는 지금까지 잘 믿고 있다”고 한다.

강 전도사는 그 다짐대로 살고 있다.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성경적 상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는 사랑의교회 인터치(In touch)상담사역부에서 사역한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말씀 묵상을 하고 아침마다 모바일 메신저로 1만1000명에게 말씀을 나누고 기도한다.

“사람들이 제 사무실을 깡스카페(Kang’s Cafe)라고도 부른다. 85년 교회 안 사택에 살 때부터 내 공간을 교회 전체에 열었다. 누구나 여기 와서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왜 그의 별명이 거룩한 흥신소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책은 강 전도사가 사랑의교회 대각성전도집회 때 한 설교 12편을 모은 것이다. 그는 “사실 책을 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마음을 바꾼 건 책이 자기가 갈 수 없는 곳이나 만날 수 없는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를 부르시고 위로하시는 소망의 하나님을 따스하게 전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