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여객 회복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상황에서 고환율, 고유가 흐름이 겹치면서 자금난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11월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조달한 자금을 보잉과 계약을 체결한 차세대 항공기 B737-8 40대를 도입하는 데 활용한다. 제주항공은 2020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700억원, 2066억원의 유상증자를 했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앞선 두 번의 유상증자는 운영자금 충당 성격이었으나, 이번 유상증자는 향후 본격적인 항공 수요 회복에 앞서 투자하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도 다음 달에 신주 52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에어부산은 2020년과 지난해 각각 836억원, 22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4월 채무 상환 및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2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에 668억원, 지난해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었다.
시장에서는 항공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자 코로나19 이후 항공사들 재무구조 악화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에어부산은 자본잠식 상태(자본총계 -203억원)다.
그러나 항공 업계에서는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국제노선 회복이 이뤄지면 수익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방역당국이 다음 달부터 입국 전 PCR 검사를 면제하기로 하는 등 상황이 바뀌면서 여객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선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