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의 ‘라스트 댄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테니스 메이저대회 US오픈 여자단식 1회전에서 단카 코비니치(몬테네그로)를 2대 0(6-3, 6-3)으로 꺾었다. 윌리엄스의 메이저 대회 승리는 지난해 6월 프랑스오픈 3회전 이후 14개월 만이다.
이번 대회는 메이저대회 23회 우승에 빛나는 윌리엄스의 은퇴 무대로 알려져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윌리엄스는 직접 은퇴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패션잡지 보그와 인터뷰에서 ‘진화’라고 에둘러 표현하며 은퇴와 인생 2막을 시사했다.
2만3771명을 수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US오픈 메인 코트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관중으로 가득 찼다. 윌리엄스가 1999년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코트다. 빌 클리턴 전 미국 대통령,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모델 벨라 하디드 등 정치·스포츠·문화·패션 등 각 분야의 인사들이 윌리엄스를 보러 왔다. 딸 올리비아는 99년 US오픈 우승 당시 윌리엄스처럼 머리를 흰색 구슬로 땋은 헤어스타일로 어머니를 응원했다.
윌리엄스는 1세트를 2-0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연달아 세 게임을 내주며 2-3으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여전한 강서브를 앞세워 4게임을 연속 잡아 1세트를 가져왔다. 이날 윌리엄스의 서브 최고 시속은 188㎞로 여자 선수 중 6위에 오를 정도로 힘이 있었다.
2세트는 코비니치의 더블 폴트로 시작됐다. 코비니치가 이내 회복하며 1게임을 가져갔지만, 윌리엄스는 노력한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하며 5-3으로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게임 40-0 상황에선 모든 관객이 기립했고 승리가 확정되자 환호했다. 윌리엄스는 경기 후 몸을 360도 빙글 도는 세리머니와 손키스로 화답했다.
미국 여자 테니스 전설 빌리 진 킹은 경기 후 코트에서 “윌리엄스는 우리에게 감동을 줬고, 더 많이 꿈꿀 수 있게 했다”며 “당신의 리더십과 다양성을 향한 헌신에 감사한다”고 축사를 했다. 윌리엄스는 “관중들은 정말 대단했고 나는 흥분하며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은 윌리엄스를 위해 ‘We ♥ Serena’라는 카드섹션을 펼쳤고 윌리엄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회전 상대는 세계랭킹 2위 아넷 콘타베이트(에스토니아)로 올해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기록한 강적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