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3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대표님들과 좋은 자리 만들어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 없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민생 개혁 입법과 관련해서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이 대표에게 문 전 대통령의 안부를 물었고, 이 대표는 경남 양산 문 전 대통령 사저의 경호를 강화한 조치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국회로 보내 이 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하고 이 수석의 휴대전화로 이 대표와 통화했다. 이 수석이 먼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통화하기를 원한다”고 하자 이 대표가 “좋다”며 바로 수락해 통화가 진행됐다. 이 대표 취임 후 처음 이뤄진 통화였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대표님들과 좋은 자리 만들어 모시겠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당선을 축하드린다. 당대표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도울 일이 있으면 저도 돕겠다”며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데 민생 입법에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회동 제안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 없이 만났으면 좋겠다. 협력하는 모습을 갖자”고 답했다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민생 입법 협력 제안에 대해서는 “협력할 것은 찾고, 서로 다른 입장은 조율해서 (진행)하자”며 “윤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양산을 다녀오셨는데 문 전 대통령 내외분 안부가 괜찮으신지 묻고 싶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집회 문제를 해결해줘서, 가 보니 평산마을이 조용해져서 훨씬 분위기가 좋았다”고 답했다.
이 수석은 이 대표를 예방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앞으로 자주 만날 기회를 만들자는 얘기를 했다”며 “그렇게 하자고 서로가 양쪽에서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당의 총재가 아니니 영수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며 “대통령과 당대표의 만남이라고 해서 (회동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이 실제 성사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이 회동을 제안하면서도 ‘당이 안정되면’이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여당 지도부 공백 상황이 수습된 이후에 여야 대표를 함께 만나겠다는 얘기다. 이는 이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이라는 대통령과의 일대일 만남 형식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기도 하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