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최근 잭슨 홀 미팅 연설을 언급하면서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긴축 신호가 강해진 데 대응해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지 않겠냐는 금융시장 안팎의 관측을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분간 한은은 0.25% 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 출장 중인 이 총재는 이날 파월 의장 연설 이후 국내 영향과 언론 반응 등을 보고 받고 이런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파월 의장의 이번 연설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면서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 연설에 대해선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큰 폭(0.5~0.75% 포인트)의 정책금리 인상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점과 인플레이션의 목표 수준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 주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선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한·미 기준금리 차를 좁히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랐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긴축 정책은 지난 25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 예상된 시나리오라는 게 이 총재 설명이다. 당시 이 총재는 “당분간은 0.25% 포인트로 올리는 것이 기조”라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당분간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이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내외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