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김민재 뜨는 ‘별들의 전쟁’ 일주일 앞으로

입력 2022-08-31 04:04
사진=로이터·EPA연합뉴스

유럽 최고의 축구 클럽을 가리는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5대 빅리그의 강호 등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들이 꿈의 무대에서 ‘빅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위한 도전에 나선다.

UCL 조별리그 첫 경기는 현지시간 기준으로 다음 달 7일부터 8일 양일간 진행된다. UEFA는 지난달 2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UCL 조 추첨식을 진행했다. 조 추첨에선 32팀이 4팀씩 A부터 H까지 8개 조로 나뉘었다. 조별리그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고 팀 당 6경기를 소화한다. 이 중 1~2위만 16강에 진출한다. 16강전은 내년 2월부터 열린다.


조별리그 최대 관심사는 ‘역대급 죽음의 조’로 불리는 C조 경기다. 유럽축구 전통의 강호 ‘레바뮌’(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중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이 C조다. 여기에 세리에A의 맹주 중 하나인 인터밀란과 체코 1리가 챔피언 빅토리아 플젠까지 가세했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인터밀란은 UCL 단골손님이다. 세 팀 모두 UCL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다. 선수층도 두텁다. 독일 이적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C조 4팀 선수단의 시장 가치를 더하면 23억 유로(약 3조775억원)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행보도 활발했다. 바르셀로나는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득점기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하피냐, 프랭크 케시에를 영입했다. 뮌헨은 레반도프스키를 내줬지만, 사디오 마네와 마티아스 데 리흐트를 품었다. 인터밀란은 로멜로 루카쿠를 임대로 데려오는 등 전 포지션에 걸쳐 보강에 성공해 올 시즌 세리에A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첫 경기에선 인터밀란과 바이에른 뮌헨이 맞붙는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바이에른 뮌헨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지만, UCL 최근 전적만 따져보면 인터밀란에 좋았던 기억이 많다. 2009-2010 UCL 결승에선 뮌헨을 꺾고 우승했고 이듬해 16강에서도 합계점수 3-3을 기록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승리했다. 상대 전적은 2승 1무 2패로 팽팽하다. 바르셀로나는 최약체로 평가받는 플젠과 첫 경기를 치른다.

H조에선 프랑스 리그앙을 대표하는 파리생제르맹(PSG)과 이탈리아 세리에A 대표 유벤투스의 빅매치가 벌어진다. PSG는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등이 뛰는 세계 최고 스타 군단이다. 최근 리그앙에서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시즌을 4위로 마치며 자존심을 구긴 유벤투스는 앙헬 디마리아 등을 품으며 이적 시장을 뜨겁게 보냈다. 이탈리아 최고 명문 구단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세비야(스페인), 도르트문트(독일), 코펜하겐(덴마크)이 속해 또 다른 죽음의 조로 불리는 G조에선 맨시티와 세비야가 첫 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UCL에서 2차례 맞붙어 맨시티가 모두 승리를 거뒀다.

국내 팬들이 고대하던 김민재와 손흥민의 UCL 코리안 더비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3년 만에 UCL에 복귀하는 손흥민과 첫 무대를 준비하는 김민재가 어떤 경기를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경기로만 보면 김민재의 데뷔전에 관심이 더욱 쏠린다. 김민재의 소속팀 SSC 나폴리는 A조에서 지난 시즌 UCL 준우승팀인 리버풀(잉글랜드)을 만난다. 리버풀은 리그 첫 3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해 좋지 못한 분위기였으나, 최근 본머스와 경기에서 9골을 몰아넣으며 엄청난 화력을 과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최다 득점 차 승리 타이기록이었다.

리버풀엔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무하메드 살라와 이적생 다르윈 누녜스가 있다. 김민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상대인 우루과이의 공격수 누녜스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게 됐다.

김민재로선 UCL 데뷔전에서 세계 클럽 중 가장 화끈한 공격력을 가진 리버풀을 만나는 게 부담일 수 있지만, 수비력 등 자신의 기량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의 팀 나폴리는 네덜란드 1부 리그 최다우승팀 아약스, 12년 만에 UCL로 돌아온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와 한 조다.

2018-2019시즌 UCL 준우승을 거뒀던 손흥민의 토트넘은 이번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전력보강은 잘 이뤄졌다. 조 추첨식에서도 ‘꿀조’에 배정받았다. 스포르팅 CP(포르투갈)와 프랑크푸르트(독일), 올림피크 마르세유(프랑스)와 함께 D조에 편성됐는데, 이변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토트넘이 무난하게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리그 4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손흥민이 UCL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한국 팬들에게 관심사다. 손흥민은 UCL 통산 12골을 기록해 아시아 선수 UCL 역대 최다 골 기록을 갖고 있는데, 자신의 기록을 경신할지도 주목된다. 토트넘은 8일 마르세유와 1차전을 치른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