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50회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만장일치 추대로 시도지사협의회장에 취임한 이철우(사진) 경북지사의 의지는 강력했다.
이 지사는 3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윤석열정부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국정 목표를 세운 것도 이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의 판을 바꿔 지방시대를 여는 대전환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에 앞장서 온 그는 경북지사 취임 뒤 ‘지방 살리기’를 주요 의제로 삼았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는 수도권 집중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국토 면적 10%의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살아가고 50년 넘게 일극 체제가 지속되면서 기업,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그는 “수도권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니 주택난, 교통난, 환경난 등 사회적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국가적 재앙인 저출산·저출생 문제도 수도권 과밀의 결과”라며 “반면 지방은 공동화되고 있다. 저는 이것을 ‘수도권 병’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른바 ‘수도권 병’을 고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가기 어렵다는 것이 이 지사의 주장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지방에 있다고 그는 제안했다. 이 지사가 제시한 해법은 조금씩 바꾸는 것이 아니라 판을 완전하게 바꾸는 혁명적인 방식의 지방시대다.
그는 “수도권 중심이 아니라 지방 위주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핵심은 인프라다. 문화·예술·교육·의료·교통 5가지를 지방에도 똑같이 해줘야 한다. 그래야 어디에 살든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통일신라의 5소경을 예로 들었다. 그는 “신라는 통일 이후 5소경을 뒀다. 금성이 수도이고 북원경, 중원경, 서원경, 남원경, 금관경이라는 작은 서울을 뒀다”며 “지금 대한민국도 서울이 있고, 충청도에는 세종이라는 서울이 있다. 여기에 전라도에 서울 하나 만들고,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 서울을 만들어 인프라를 똑같이 해주면 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리지 않고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지방시대를 열기 위한 방안으로 획기적인 분권도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자치입법, 자치재정, 자치교육, 자치조직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자체에 지방정부 지위를 부여해서 국정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예산도 일괄적으로 지방에 배분해 지방정부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진정한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서는 지방시대위원회의 확대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새롭게 출범할 지방시대위원회에는 현재 13개 부처가 참여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국무조정실, 고용노동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도 참여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확대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그는 “경상북도가 주도적으로 지방시대를 열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모범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대한민국 자치분권의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