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재확인한 ‘매파 발언’에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휘청였다. 한국 일본 대만 등 주요국 지수가 2% 이상 급락했고 달러화 가치가 20년 새 최고치로 치솟으며 엔화, 위안화 가치도 속절없이 하락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6%(762.42포인트), 대만 가권지수는 2.31%(352.25포인트)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0.73%), 호주 ASX(-1.95%)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14%)만 약보합하며 선방했다.
아시아 증시가 함께 출렁인 것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의 영향이다. 파월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회의에 참석해 “가계와 기업에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얼어붙는 가운데 달러화 가치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준 ‘달러지수’는 아시아 시장에서 장중 109.48을 기록하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지수는 엔화, 유로화 등 주요국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138.88엔으로 지난달 2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역외 위안화·달러 환율도 2년래 최고치인 6.9321위안에 달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되며 대부분 신흥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며 “위안화·달러 환율은 7.10위안, 엔·달러 환율은 141엔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자산시장이 냉각되며 암호화폐 시장도 하락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0.46% 내린 1만980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2만 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를 제외한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등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드는 종목은 모두 전날 대비 시세가 하락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